지중해성 기후는 지중해 연안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기후입니다.
사실 이 기후는 지중해 연안 말고 다른 지역,
예를 들어 아프리카 서남단이나
미국 캘리포니아 등에서도 발견됩니다.
그럼에도 "지중해성" 기후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지중해 연안에서 이 기후의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이겠죠?
(하인리히 E. 야콥의 「빵의 역사」와 페르낭 브로델의 「지중해」와 헤시오도스의 「일과 날」을 참고하여 공부한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하단에 명기된 출처를 참고해주세요.)
지중해성 기후는
"회색의 힘" 과
"노란색의 힘" 이
합작한 결과입니다.
![]() | ![]() |
회색의 힘, 대서양
대서양의 회색 기운은
북쪽과 서쪽에서 들어옵니다.
"회색의 힘"이라고 하는 이유는
대서양이
비, 바람, 안개, 폭풍, 폭설, 습한 공기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특징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불 안 정
따라서 대서양의 힘이 강한 기간에는
예측불허한 상황들이 많이 벌어집니다.
이럴 때는...
집에 있는 게 제일 좋죠!
그래서 이 시기를
평화와 계획 수립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밖에 나가면 위험하니까
농사도 잠깐 쉬고,
선박을 뭍으로 올리고,
불필요한 병사들을 제대시키고,
(속으로는 거창한 전쟁 계획을 세우며)
싸우던 적들과도 잠깐 화해합니다.
기후는 불안정하지만
사람들의 삶은 안정을 찾아갑니다.
노란색의 힘, 사하라 사막
사하라 사막의 노란색 기운은
남쪽과 동쪽에서 들어옵니다.
"노란색의 힘"이라고 하는 이유는
사하라 사막이
건조하고 뜨거운 공기를 가져와
밝은 하늘을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대서양의 힘이 활개칠 때와 달리,
안 정 적
그래서 사하라 사막의 힘이 셀 때는
밖에 나가 놀기 좋습니다!
즉 이 시기는
역동적이고 분주한 계절입니다.
머물던 집과 도시에서 벗어나
농작물을 수확하고,
항해와 교역을 시작하고,
마음에 안들던 적과 전쟁을 시작합니다.
기후는 안정적이지만
사람이 분쟁을 찾아나서죠.
종합해보면 지중해성 기후는
(아주 짧은 봄과 가을이 있긴 하지만)
크게 겨울과 여름으로 나눌 수 있어요.
3월 춘분점(대략 19~22일)과
9월 추분점을 기준으로,
대서양의 힘이 강한 겨울과
사하라 사막의 힘이 강한 여름이
반반 형성됩니다.
겨울은 습하니까 우기,
여름은 건조하니까 건기라고도 합니다.
앞서 살펴본 지중해성 기후의 특징들은
그 이름처럼 지중해 연안 지역에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지중해 세계"의 어딜 가나
같은 기후에서 자란 같은 작물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페르낭 브로델은
"지중해 세계"의 공통 작물인
밀, 올리브, 포도를
"역사와 기후의 산물인 삼위일체"
라고 불렀는데요,
다음 표는 이 삼위일체를
다른 세계의 것들과 비교한 것입니다.
"지중해 세계"에 살았던 사람들은
"게르만족의 세계"(북유럽)에 들어가서
밀이 아니라 보리를 먹는 것을 보고,
올리브유가 아니라 버터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말들에게나 줄 귀리를 먹는 것을 보고
열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맥주도 "저질의 와인"이라고 여겼죠.
그만큼 "지중해 세계"의 "삼위일체" 작물들은
그 영역을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당연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고향을 떠나 새로운 곳에 가게 되더라도
"지중해 세계"이기만 하면
놀랍지 않고, 적응하기도 수월합니다.
즉 같은 삶의 방식을 공유합니다.
마르세유에 처음 갔던 그리스인들은
고향의 익숙한 기후를 경험하고
"이곳에 정착하는 건 어렵지 않겠군."
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마르세유는 프랑스 남부에 있는
고대 그리스의 식민도시인데,
그리스와의 거리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기후를 가지고 있습니다.
카디스에 식민도시를 건설한
페니키아인들도 똑같이 생각했을 거예요.
기후가 똑같으니까.
이 경우에 모도시(母都市)인 페니키아 도시들과
식민도시인 카디스는
아예 정반대에 위치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는 유사합니다.
반면 아메리카 대륙의 진출과 정착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기후가 다르고 작물이 다르니까요.
"신대륙"
이런 지극히 유럽 중심적인 표현도
지중해성 기후와는 너무나도 다른 기후의 세계를
접하고 너무 놀라서 쓰게 된 게 아닐까요?
"지중해 세계" 이전 시리즈가 있어요.
궁금하다면!
▼
<지중해 세계 #1 반도와 바다>
지중해 세계 #1 반도와 바다
"지중해" 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따뜻한 바다와 작은 배들 또는 올리브 나무와 포도 나무? 페르낭 브로델은 "지중해 세계" 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소형선과 상인의 라운드쉽의 �
sparehistory.tistory.com
<지중해 세계 #2 작은 바다들>
지중해 세계 #2 작은 바다들
대서양과 태평양은 물론이고 비행기 타고 하늘까지 정복해버린 지금, 지중해는 만만해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시각을 과거에 그대로 대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죠. ... 많죠. 과거에 지중해를 항
sparehistory.tistory.com
1. 도서
곽명단·임지원 옮김, 하인리히 E.야콥, 「빵의역사 : 빵을 통해 본 6천년의 인류문명」, 우물이있는집, 2002.
주경철·조준희 옮김, 페르낭 브로델, 「지중해 - 펠리페 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1 : 환경의 역할」, 까치글방, 2017.
천병희 옮김,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도서출판숲, 2009.
2. 지도
Google 지도와 Apple 지도를 참고하여 직접 제작
3. 사진
Pixabay
미노아 크레타와 미케네 그리스 (0) | 2020.09.06 |
---|---|
그리스 세계 #2 바다로의 진출 (0) | 2020.09.02 |
그리스 세계 #1 척박한 땅 (2) | 2020.08.30 |
지중해 세계 #2 작은 바다들 (1) | 2020.08.20 |
지중해 세계 #1 반도와 바다 (0) | 2020.08.19 |
댓글 영역